다큐 ‘프리 철수 리’ 에미상 수상
한인 이성민(Eugene Yi), 줄리 하(Julie Ha)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 철수 리’(2023)가 26일 최우수 역사다큐멘터리(Outstanding Historical Documentary) 부문 에미상을 받았다. 이날 뉴욕 타임스스퀘어 팔라디어서 열린 제45회 뉴스&다큐멘터리 에미상 시상식에는 하 감독, 수 킴(Su Kim) 프로듀서가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최우수 다큐멘터리, 최우수 홍보영상 다큐멘터리 등 세 부문 후보작이었다. 영화는 1973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서 발생한 총격 살인 사건 용의자로 체포돼 동양인의 외모를 구별하지 못하는 백인 목격자 3인의 엉터리 증언으로 부당하게 사형 선고를 받은 한인 이철수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형 판결은 미주 내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과 형사 사법시스템의 문제에 반발하는 첫 범아시안 항의운동인 ‘이철수구명운동(Free Chol Soo Lee Movement)’의 트리거가 됐다. 당시 이씨의 무혐의를 밝히는 데 주요 역할을 한, 새크라멘토유니언의 한인 기자 이경원·고 유재건 변호사, 친구이자 변호인이던 랑코 야마다 등 주변인 이야기도 담겼다. 뉴욕아시안변호사협회(AABANY·The Asian American Bar Association of New York)는 이 사건을 “자유를 향한 아시안의 첫 번째 투쟁”이라고 평했다. 배급사 커넥트픽처스는 “인종차별·혐오범죄에 맞서는 커뮤니티 차원 풀뿌리 운동, 사법정의의 중요성을 보인다”고 했다. 한인 배우 스티븐 연은 “개인이 짊어진 희생에 대한 이야기”라며 “아시안으로서뿐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 이씨의 이야기는 투쟁과 저항이 가능하다고 믿게 한다”고 했다. 최태성 한국사 강사는 “미주 내 한인을 뭉치게 한 사건”이라며 “엉터리 증언이 알려지자 한인들이 뭉쳤는데, 놀라운 건 일본·중국계 등 타 아시안 민족들이 모였다는 사실이다. 이씨 차별은 곧 유색인종 모두에 대한 차별이었기 때문이다. 아시안 연대를 통한 구명의 아이콘을 통해 갈등이 아닌 연대의 이유를 알길 바란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1952년 한국전쟁 당시 태어난 이씨는 자유분방하게 살았던 사람”이라며 “그가 무죄라고 해서 무결한 사람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나라의 정의 좌절로 인해 한 개인이 받은 상흔을 다룬다. 사건으로 인해 그는 유명세에도 짓눌렸다”고 평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NYT 미국 다큐멘터리 에미상 최우수 역사다큐멘터리 최우수 다큐멘터리